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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교수도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데
글제목: 외국인 교수도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데

외국인 교수도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데  
이찬재 前 충주달천초 교장

2010년 10월 28일 (목) 20:25:52 지면보기 19면 중부매일  jb@jbnews.com  


    

한글날 다음날인 지난 10일에 EBS '교육초대석' 프로그램에 출연한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로버트 파우저'교수의 대담을 시청하고 두 가지의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첫째는 미국인이 우리나라 일류대학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최초의 외국인 교수라는 점이다. 그것도 국어를 가르친다는 사실에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놀라웠다. 우리는 모국어인 한국어를 얼마나 정확히 쓰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할 것 같다.

둘째는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보다는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 이유로는 한국어 어휘의 70%가 한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뜻을 이해하는 데는 초등학생부터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정확하게 지적을 하였다.

우리나라 학자가 아닌 외국인 교수가 주장하여 그 객관성이 입증되고 있다.

'로버트 파우저'교수는 외국인으로서 한국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한국어를 잘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한자를 초등학교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반면에 영어조기교육에 쏠려있는 초등학교 영어교육은 중학교부터 해도 된다는 주장이다. 영어발음이 어릴 때 형성된다고 하여 조기교육에 쏠림현상이 있는데 영어발음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언어 속에 담긴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 사람들은 모국어인 한국어보다 영어교육에 투자한 돈이 10배가 넘는다고 조기영어교육을 꼬집기도 했다.

'로버트 파우저' 교수의 대담을 듣고 과연 우리나라의 어문정책(語文政策)은 지금 바르게 가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 생겼다.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우리 한글(正音)은 가장 과학적인 글자로서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세계역사상 창시자와 창시목적이 있는 유일한 언어인 한글은 그 우수성을 세계가 공인하고 있는 글이기 때문에 갈고 닦아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의 어문정책을 되돌아보면 한자혼용을 하다가 지금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한자를 가르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구촌이 하나가된 글로벌(Global)시대를 살아가면서 한글 하나만 사용하자고 주장 한다면 절름발이 교육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리글인 한글과 뜻글자인 한자를 조화롭게 사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인류가 가진 문자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표의문자(表意文字)인 한자와 표음문자(表音文字)인 한글을 모두 우리조상이 창제하여 후손에게 물려준 복 받은 민족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언어가 사람의 사고(思考)를 지배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민족은 아주 우수한 두뇌를 가진 민족으로서 전 국민이 한글과 한자를 융합하여 동시에 사용하면 IT강국으로서 정신문화의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자문화권의 중심에 서 있는 우리나라는 한국어, 한자, 영어, 제2외국어를 바르게 배워 조화롭게 사용하면 우리의 국어지식을 높임과 동시에 중국어나 일본어를 배우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한자를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절대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부강해 진다고 반드시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어문정책(語文政策)을 다시 한 번 점검하여 다가올 동세서점(東勢西漸)의 시대를 대비한 문자정책과 국어정책을 바로세우는 것이 경제정책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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