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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만든 원리 육서에 대한 좋은 글 소개
글제목: 한자를 만든 원리 육서에 대한 좋은 글 소개

학창시절 한 후배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학교 다니면서 만날 수 있는 그런 모범생이었습니다. 생활 하나하나에서 노력이라는 고귀한 정신이 느껴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방학동안 EBS한자능력2급 책의 반을 외웠습니다. 당시 저는 100여자 정도 외우고 포기했습니다. 정말 대단한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가 육서법은 알고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 책에는 한자의 조자원리로서 상형,지사, 회의, 형성, 전주, 가차가 있다고만 나왔을 뿐 그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100자 외우고 떡실신 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자는 딴나라당이 정치하듯이 밀어부쳐도 그 성과는 어느정도 나오지만 너무 비효율적이고 재미도 없습니다. 그 후배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자의 재미는 이 육서법에 입각하여 생각해 볼 때 느낄 수 있는 글자입니다. 일본애들이 가라오케라는 조어를 만들 때도 그냥 만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그 사회에서 의미가 통하게끔 사회적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꺼리를 바탕으로 만들었을 것입니다. 한자 역시 하나의 문자로 당시 사회적 동의를 무엇을 통해 구현해 내었으며 그 규칙이 되는 원리가 바로 육서법입니다. 이 육서법을 모르고 배우는 한자는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수학기호보다 더욱 의미없는 자의적인 낙서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한자의 육서법이란 무엇이며 그에 해당하는 한자는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 - 육서법



1. 상형

  가장 원초적인 원리입니다. 글자를 하나의 상징체계로 볼 때 하나의 사물을 상징하기 위해 그대로 사물의 모양을 본 떠 만드는 원리입니다. 그만큼 알기도 쉽고 외우기도 쉽습니다. 예를 들어 뫼 산(山)자의 경우 산봉우리 3개가 나란히 있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이고, 내 천(川)자는 강이 흘러가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상형문자가 알기 쉽고 의미도 명확한 글자이긴 하지만 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습니다. 한자 전체의 1%도 안됩니다. 그러나 이 몇개 안되는 상형문자를 기초로 다른 글자가 만들어 지기에 매우 중요한 글자이기도 합니다.



2. 지사

  상형문자가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이기에 추상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생긴 원리가 지사입니다. 이 지사문자들은 하나의 수학기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추상적인 의미를 상징하기 위해 상식수준에서 만들어진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130여자 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윗 [상](上)자나 근본 [본](本)자 처럼 점이나 선을 그어 추상적인 의미를 나타냅니다. 상형문자와 마찬가지로 전체 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지만 다른 글자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글자이기도 합니다.





>> 이 두 가지 원리가 한자의 기본적인 조자원리입니다. 말 그대로 하나의 글자를 만드는 원리입니다.







3. 회의

  이미 만들어진 글자의 뜻을 둘 이상 합쳐서 새로운 뜻을 나타낸 글자를 만드는 원리입니다. 회의에는 같은 글자의 뜻을 합쳐서 만드는 동체회의(林-수풀 [림], 森-빽빽할 [삼], 炎-불꽃 [염], 姦-간사할 [간], 晶-밝을 [정] 등), 서로 다른 글자의 뜻을 합쳐서 만드는 이체회의(劣-힘 모자랄 [렬], 伐-칠 [벌], 鳴-울 [명] 등), 그리고 문자의 뜻을 합치면서 미관등의 이유로 문자의 자형을 생략하거나 변형시키는 생체회의(孝-효도 [효]=老+子 등)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회의문자는 말 그대로 뜻이 모여서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다음에 나올 형성의 경우 뜻부분과 음부분으로 나뉘는 데 반해 회의문자는 뜻이 모여 새로운 뜻과 음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익히는 데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많을 글자를 하다보면 회의문자인지 형성문자인지 구분이 안되어 글자에 무턱대고 외우자는 식으로 우리를 괴롭히는 한자의 조자원리이기도 합니다.



4. 형성

  가장 중요한 한자의 조자원리입니다. 전체 한자의 80~90%가 형성의 원리에 의해 만들어 졌습니다. 형성은 두 글자를 합치되 한 글자는 의미를 나타내고 한 글자는 음을 표시하도록 하는 원리를 말합니다. 즉 의미부는 그 글자의 의미와 관계된 부분이고 소리부는 그 글자의 음을 나타냅니다. 서리 [상](霜)의 경우 서리는 비 [우](雨)자로 서리의 뜻과 연결이 되고 서로 [상](相)자로 상이라는 음을 나타냅니다. 또 다른 예로 생각할 [상](想) 역시 마음 심자로 뜻을, 서로 상자로 상이라는 음을 나타냅니다. 형성한자의 경우는 뜻을 나타내는 부분과 음을 나타내는 부분이 같이 있기에 외우기에 어렵지는 않습니다. 단지 양이 많을 뿐이지...^^;





>> 이 두 가지 원리는 한자의 '결합의 원리'입니다. 기존의 글자를 이용하여 새로운 글자를 만드는 영역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상형이나 지사에 대한 기초가 바탕이 되어야 하며 상형과 지사문자의 사전적 의미 뿐만 아니라 숨겨진 의미도 알아야 회의나 형성문자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익히다 보면 옛사람들의 생각이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글자가 많이 있어 재미도 느껴집니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이 두 가지를 잘 구분하지 않으면 조금 짜증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글자가 회의인지 형성인지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부분이지요.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언어는 사회적 약속체계이고 의사소통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그 시대의 생각을 배운다는 자세로 다가서면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5. 전주

  전주는 이미 만들어진 글자를 가지고 뜻을 확대하여 쓰는 글자입니다. 길 [도](道)자의 경우 길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도리라는 뜻도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뻔질나게 봐 왔던 악(樂)자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개인적으로 전주문자는 시험내기에 딱입니다. 틀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생활에서도 자주 틀리니깐요.



6. 가차

  가차는 이미 만들어진 글자를 가지고 뜻과는 상관없이 음이 같거나 비슷하다고 하여 빌려 쓰는 글자로 외래어나 의성어, 의태어를 표기하는 경우에 사용됩니다. 전주가 기존 글자의 뜻을 변형하여 사용하는 원리라면 가차는 뜻을 없애고 음만 사용하는 원리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글이라는 좋은 표음문자가 있기 때문에 가차를 빡시게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 한자를 사용한 관계로 관례적으로 쓰이고 있는 단어가 있기 때문에 대충만 이해해도 됩니다. 예를 들어 불란서(佛蘭西), 구라파(歐羅巴)와 같은 단어는 외국어를 한자로 바꾸어 읽은 후 다시 한글로 읽은 경우입니다. 음이 전혀 비슷하지 않지만 중국어로 하면 비슷한가 봅니다. 두 다리를 거치다보니 음이 많이 이지러졌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사실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 이 단어들의 존재가치를 전혀 못느꼈습니다. 사람 헷갈리게만 했으니깐요. 프랑스를 왜 불란서라고 하는지 유럽을 왜 구라파라고 하는지 의미의 연결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관점으로는 없어져야 하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표음에 있어서 황태자쯤 되는 한글이 있으니깐요.





>> 이 두 가지 원리는 한자 운용의 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글자를 어떻게 응용하여 사용하는가의 문제와 연결됩니다. 한자는 기본적으로 뜻을 기호로서 나타내는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응용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글의 경우 표음문자이고 문장으로 보면 표음문자+표의문자의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그 응용에 있어서 제약이 덜한 것입니다. 그러나 한자도 한자 나름의 응용을 위한 체계를 갖추었고 그 결과가 전주와 가차의 원리입니다. 비록 이 두가지 원리가 한자공부를 어렵게 만들기는 하지만 하나의 언어체계로서 이해해야만 합니다.









  지금까지 한자의 조자원리인 육서법에 대해서 공부하였습니다. 나태하게 한자공부를 하고 있지만 이 육서법이 한자공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수학으로 따지면 육서법은 공식에 해당합니다. 근의 공식쯤 된다고 볼 수 있죠. 근의 공식처럼 인생 사는데는 필요없을지 몰라도 공부하는데 있어서는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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